둠의 창조자들
ISBN 9791191355987

게임, 행위성의 예술

예전에 모임에서, 게임이 예술 작품으로서 지니는 가치는 ‘행위성’에 있다는 내용을 다룬 책을 함께 읽은 적이 있다. ‘둠’이 등장했던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보아도 변하지 않은 점이 있다면, 바로 이 행위성 — 즉, 게임을 플레이할 때의 제약이 얼마나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는지, 어떤 요소에서 몰입하고 또 어떤 순간에 몰입이 깨지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진정으로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아마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게임은 소수의 덕후들이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역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그 시대의 덕후들이 오늘날 사회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다음 책의 주인공인 빌 게이츠를 비롯해, 당대의 이들 역시 어떤 예민함—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모두 포함한—을 지닌 채, 스스로의 욕망을 해소해 나가며 산업 전반을 다음 단계로 이끌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커피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진화가 있었다. 마치 해양 교류가 각 사회의 상대우위를 기반으로 전체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초창기에 공유되기 시작한 정보들 역시 덕후들의 손에서 발견되고, 그들의 탐구심을 태우는 연료가 되었던 것만 같다.

둠의 세대 만큼이나, 이 시대의 지능과 전문성도 인공지능을 통해 공유 되어 내가 겪어온 것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테다. 인간이 기계보다 글을 많이 쓸 마지막 시대에 태어나서 즐겁고도 두렵다.

스페셜티 커피가 30년 만에 쥬류가 되었는가: https://youtu.be/BfNoNTjcRbE (https://youtu.be/BfNoNTjcR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