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세계문학전집 105)
ISBN 9788954620437

롤리

『롤리타』를 읽는 동안 기분이 묘했다.

작가는 도덕과 미학이 만나는 그곳에서 줄타기를 하려고 한다. 글쎄, 내 보기엔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은 것 같다. 역겹기로는 일본문학, 귀족들의 사교 역사에 못하고, 야하기로는 외설적인 잡지에도 못 미친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 시절(1955)에는 꽤 대단했을 수도 있겠다 정도.

험버트라는 인물은 도덕적으로 명백히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그의 시선과 언어는 꽤나 매끄럽고 설득력 있다. 상대가 아이가 아니라면 그냥 디테일 있는 야썰 아닌가, (그것도 꽤 잘쓴). 이 책의 불쾌감은 바로 그 설득력에서 온다. 묘사를 통해 설득력을 획득하기에, 의식하면서도 자꾸 와리까리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묘사 때문에 충분히 혼란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독서 자체가 도덕적 시험처럼 느껴졌다. 감탄과 거부감, 그리고 ‘기준’에 대해 계속 되묻게 된다.

『롤리타』는 이야기 자체보다도 그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더 주목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유튜버가 말아준 히틀러 이야기, 아름다운 그림체로 그린 역겨운 피사체처럼, 양가적인 감정을 다면적으로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