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현상을 인식하기 위해서 때로는 이름과 정의가 필요하다. 그 정의는 나의 정의와 같을 필요도 없고, 당장은 모든 상황을 잘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맨바닥에서 사고를 전개해 나가는 것보다는 어떤 틀을 통해 바라보고 모순에 대해서 떠올리는 것이 더 편리하고 좋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피로 사회를 읽는 경험은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주었다. 모든 주장에 동의하긴 어려웠으나, 언어의 부재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서 만족스럽다.
구체적으로는, 개방성과 비완결성이 새로운 삶의 조건들로서 부상했다는 관점에 크게 동감했다. 또 긍정성의 과잉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무능)에 대한 언급도 흥미로웠다. 저자의 다른 저작이나 비슷한 저작을 읽어보고 현대의 사회 구조에 관한 새로운 관점들을 더 얻고 싶다.
이하는 비판
저자는 활동하는 자, 부산한 자가 어느때보다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언급한다. 저자의 사회가 독일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으나, 한국에서는 전보다는 부산한 자에 대한 평가가 내려가지 않았나 싶어서 의아했다.
저자는 개별화를 통해서 성과사회, 활동사회가 왔다고 언급한다. 이 내러티브를 쭉 따라가보면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의미상실의 원인은 신의 상실이다. 그러나 신만이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관점은 외려 오히려 아직 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만을 반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