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결말
ISBN 9791196798734

독후감

"저기요 그 김서령 작가의"

"네?"

"김 서 령 작가요"

"네네 말씀하세요"

"김서령 작가의 연애의 결말 혹시 있나요?"

"아 잠시만요. 아 죄송합니다. 그 책은 없네요."

"네ㅠㅠ"

연애의 결말은 찾기 어려운 책이었다. 일러스트가 있어서 실제 책으로 만져보고 싶었는데. 가진 서점이 내 주변에 없었다. 최인아 서점, 영풍문고, 교보문고 까지 확인하고 없어서 더 찾아보려다가 이내 포기했다. 덕분에 간만에 리디북스에서 구매했다.

종이 책으로 다시 돌아왔던 것은 이번 회사 입사 후였다. 입사전까지는 전자책으로 최대한 구매하려고 했었다. 책을 사가면서 읽기에는 집이 비좁기도 하고, 보통은 다시 안 읽는 데다가 전자책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한창 환경 보호로 호들갑을 떨었었다) 그런데 이직한 회사에서는 책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도서구매만 지원이 되었다. 사고 난뒤의 책이 관리가 되고 있지는 않지만 책을 도서관처럼 회사 서재에 가져다 놓고 다 같이 보자는 취지였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다시보는 종이책이 무겁기도 하고 불편한 점도 많았는데 이내 다시 종이책을 즐기게 되었다. 마치 처음 책을 좋아했던 순간들에 다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요즘 어느 때보다 책읽기가 재밌다. 종이책의 질감도 그 위에 간단히 낙서하는 것도 그렇다.

회사에서는 책을 구매할 때 엑셀파일에 표시해야 했다. 그 파일을 보면 책을 읽는 사람은 빤했다. 거기에 더 빤한 것은 책을 주로 사는 세 세람의 취향으로 그 많은 책들을 사면서도 쉽사리 겹치는 일이 없었다. 편하기는 했으나 아쉽기도 했던 것은 동료중에 나랑 같은 취향인 사람이 있으면 좋았을 테니까.

결혼을 크게 고민한 적이 없다는 말에 그는 실망한 것 같았다. 아마도. 사실 잘 모르겠었다. 만난지 크게 오래되지 않았으니까. 나한테는 우리 둘다 결혼하기에는 이르게 느껴졌다. 나는 사실 고민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다.

결혼이야기를 들은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처음들었을 때는 나도 조금 놀랐었다. 결혼하면 ~하자는 말을 자주 들었어서 이제는 말 자체로 놀라는 일은 없어졌. 내게 결혼이라는 이야기는 애정을 확인하는 농담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결혼이야기를 했을 때는 멈칫했다. 아무래도 맥락없이 나와서일까. 오히려 진지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 그는 이내 또 자기는 자신과 엄청 결혼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할 거라고 했다. 나는 그 정도로 간절하게 결혼을 원할 일은 적어도 당분간은 없을 것 같아서 미안했다. 간절히 동거를 원하는 일은 일어날 수 있겠지만. 내겐 비슷해보이는 둘은 보통은 좀 다른 일로 보이는 듯했다. 혹여 그런 마음을 가진 계기가 과거의 상처 때문일까 싶어서 걱정이 되었다.

주변의 사람들이 한 둘 결혼을 하고 나도 그도 결혼식이 있는 주말이 잦아졌다. 그는 친구 결혼식에서 편지를 읽었는데 그 모습이 꽤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친한 친구가 있다는 것이 나에겐 낯설었다. 그가 결혼을 하면 두 친구가 와서 동시에 편지를 읽어줄까? 그가 상상하는 결혼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의문들이 지나갔지만 결혼을 간절히 원하지도 않는 내가 궁금증으로 꼬치꼬치 캐묻기에는 염치가 없었다.